<p></p><br /><br />네. 장마가 육지를 쓸고가면 바다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다고 합니다. <br> <br>냉장고처럼 기상천외한 쓰레기까지 나와서, 밤낮없이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<br> <br>권솔 기자의 현장카메라, 시작합니다. <br><br>[리포트]<br>[권솔 기자] <br>이곳은 울산항입니다. <br> <br>제 뒤에 보이는 게 바다 쓰레기를 치우는 배, 청항선인데요. <br> <br>이렇게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몰아칠 때 바다 위가 쓰레기장처럼 변한다고 합니다. <br> <br>오늘 하루 직접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보겠습니다. <br><br>빗속에서 출항한 청항선. 5분도 안 돼 대형 쓰레기가 발견됩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벌려. 닫지 말고 벌려." <br> <br>부피가 작은 건 긴 막대에 연결된 뜰채나 걸쇠로 직접 거둬들입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(몸이 휘청거리는데요.) 배가 휘청거리면 더 힘들어요. (이런 건 몇 kg 나가요?) 200kg 이상. 물이 차고 흡수되면 무게가 많이 나갑니다. <br> <br>해양환경공단에서 전국 14개 무역항에 배치한 청항선은 모두 22척. <br> <br>수거되는 바다 쓰레기는 지난 3년간 꾸준히 늘어 지난해에는 1만 2170톤에 이르고, 올해 1분기에만 6백 64톤에 달합니다. <br><br>[정재욱 / 청항선 선장] <br>"1년에 울산항에서 (건지는) 쓰레기는 2백여 톤 됩니다. 한밤 중에 나가 여명이 틀 때 들어올 때도 있습니다." <br> <br>[권솔 기자] <br>"지난 이틀간 수거한 바다 쓰레깁니다. <br> <br>어민들이 쓰는 그물망부터 육지에서 밀려들어 온 생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서 제 키를 훌쩍 넘습니다. <br><br>[정재욱 / 청항선 선장] <br>"65% 정도는 육상에서 하천을 통해서 쓸려 내려오는 상황이고요,어로작업 하거나 낚시 행위, 또 해양 시설물들 공사구간들에서…." <br> <br>울산 앞바다에 모이는 쓰레기는 태화강을 통해 들어옵니다. <br> <br>서핑족들 너머로 버려진 이불과 베개, 깨진 유리창이 눈에 띕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장판도 버려져 있고요. 플라스틱 페트병은 아예 화석처럼 박혀서 이렇게 힘을 줘야 빠집니다" <br><br>울산항 주변 공장 지대도 상습 쓰레기 투기 지역입니다. <br> <br>거미줄 쳐진 폐타이어가 눈에 띄고 빗물이 빠져나가는 수로에는 녹슨 부탄가스도 나뒹굽니다. <br> <br>이렇게 버려진 쓰레기가 물길을 따라 해안으로 떠내려오는 겁니다. <br><br>대놓고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. <br> <br>[울산항 부둣가 상인] <br>"낚시꾼들이 굉장히 많거든요. 온갖 쓰레기 다 버리고 가요. 자기 입던 옷 같은 거 이불도 다 버리고 가요." <br> <br>환경 오염에 주민도 괴롭지만, <br> <br>[울산항 주민] <br>“악취가 많이 나지, 여기뿐만 아니고 (온)천지다.” <br> <br>해양생물들은 터전을 잃어가고 있습니다. <br> <br>[최형철 / 청항선 기관사] <br>"그물이 떠 있다고 하는 신고였는데, 건져서 올려봤는데, 저희도 잘 못 보는 생물이 있는 거예요. 거북이였는데, 마음이 아팠죠." <br> <br>쓰레기 수거 작업 중 구조된 동물은 방생합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잘 가라 거북이" <br> <br>바닷속으로 잠수해 쓰레기를 건져 올리는 활동가들도 늘어나고 있지만, 모두 치우기에는 역부족입니다. <br> <br>[권솔 기자] <br>바다로 흘러간 쓰레기 대부분은 회수되지 않고 바닷속으로 가라앉습니다. <br> <br>해양생물의 목숨을 위협하고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는 해양 쓰레기. <br> <br>그 시작은 이렇게 무심코 버린 작은 쓰레기였습니다. <br> <br>현장카메라 권솔입니다. <br> <br>권솔 기자 kwonsol@donga.com <br> <br>PD : 김종윤 <br>영상취재 : 김기열 <br>자료조사 : 신검지